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서랍 여는 밤 - 김선미

Name 아이리스

서랍 여는 밤 - 김선미 서랍 속에 오래 갇혀 있던 흑백 사진 속의 어머니는 나보다 젊다 눈 감으면 들리는 자장가 소리에 빛바랜 꿈들을 허공으로 날려보내면 나보다 더 앳된 어머니가 회초리를 든다 신록으로 충만한 계절 어둠의 잔뿌리를 뻗어 더듬다 보면 뿌리와 뿌리는 서로 뒤엉키고 썩으면서 썩는 줄도 모르며 늙은 딸의 허기를 안고 어머니의 가슴엔 때 아닌 눈이 내리는지 사진 속에서 점점 여위어만 간다 아가야, 무슨 꽃을 피우고 싶은 것인지 말해보렴 몸도 마음도 한없이 무거워져 휘청, 등이 휘는 밤 나보다 젊은 당신의 호된 꾸지람 속으로 한 걸음 다가서 본다

만든날 : 2006. 6. 29
그림영상 - 아이리스 은아

2007-07-05 23:25:38, Thursday ( 603 hit 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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